Jeju 2011 : 제주 일본군 항공 전적지 알뜨르 비행장을 아시나요?

Posted by Thebluesky
2011/10/08 02:22 Aviation/Visit Airport
제가 제주도에 살게 된지도 1년 1개월 정도가 지나고 있습니다. 아직 제주를 잘 알지 못하지만, 하나하나 매력을 느끼며 지냅니다.
이번 이야기는 총 네번 (추가로 다섯번까지 하게 될지도..)의 포스팅을 통해 일제시대 제주에 남은 전쟁의 상처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군이 전쟁을 위해 강제 징용과 노역을 통해 조성된 비행장, 즉 항공 전적지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그 첫번째로 지난 8월 31일 다녀온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알뜨르 비행장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알뜨르비행장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설명
상세보기

알뜨르라는 지명은 '아랫쪽 뜰'이라는 제주어(제주방언)입니다. 송악산에서 보았을때 인근의 알뜨르가 아래쪽 들판이기 때문입니다.
알뜨르 비행장은 1920년대부터 건설에 들어가 1930년대 중반에 완공되었다고 전해지며, 대부분 주민들을 강제노역시켰다고 합니다.
알뜨르 비행장은 일본 해군 항공대의 '모슬포 비행장'으로 불렸으며, 주둔 항공기는 거의 '아카톰보(あか-とんぼ)'라고 합니다.

아카톰보 (あか-とんぼ) 모형비행기 사진입니다. 실사진을 찾기 힘들더군요. <사진출처 http://fly-high.kir.jp/civil/index.html>
아카톰보는 일본어로 고추잠자리라고 하는데, 생김새도 영락없이 닮아있습니다. 항공기는 주로 훈련용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인 항공기와 수상에서 이착륙이 가능한 (Float가 장착된) 항공기, 총 두종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알뜨르 비행장에 주둔했던 일본군 해군 항공대가 아카톱보항공기 두 종류를 모두 주둔시키지 않았을까 추정 합니다.

이곳 알뜨르 비행장에 오기 위해서 렌트카를 빌리고,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땀 삐질삐질 흘리며 겨우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누가봐도 시골 농로인 이곳에는 다른 시골의 풍경과는 다른 아픈 진실이 숨어있는 땅이었습니다.

조그만 터에 차를 세워두고 주위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산방산과 송악산 모슬봉이 한눈에 보이는 경관좋은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포병의 포상과 같은 낮은 격납고가 많이 눈에 띄어, 이곳이 옛날 비행장이었음을 짐작하게 하였습니다.

제가 서있던 곳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가까이 있는 격납고만 다섯개 이상이 보였고, 멀리에도 다수가 보일만큼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나온 내용으로는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 규모의 격납고가 총 20개 건설되었다고 전해지는군요.
(현재는 19개만 원형을 보존하고 있으며, 1개는 잔해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사실 일본군이 이곳을 완공한 직후인 1937년에는 중일전쟁이 한창이였는데, 이곳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난징을 폭격했다고 합니다.

격납고 주변토지는 인근 주민들이 경작하고 있는 농작물이 잘 자라고 있었거나, 씨앗을 뿌릴수 있게 정리된 밭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제주특별자치도가 관리중인 국방부 소유의 국유지이지만, 사실상 방치된채로 어떠한 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종종 평화의 공원이나 제주 신공항 건립으로 거론되고 있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현실입니다.
2008년 공군 제6탐색구조전단의 남부탐색구조부대 주둔지로 활용된다고 하였으나, 전투기 수용 등의 논란이 과열되는 상황입니다.

조금 가까기 다가가서 살펴보았습니다. 건설된지 80년 가까이 되는 격납고인데 수많은 세월의 흐름보다 훨씬 건재하였습니다.
80년전과 비교해 달라진것이 있다면, 해방된 대한민국의 평화의 섬 제주에 존재하는 몇 안되는 가슴아픈 상처가 되었다는점이겠지요.

이제 격납고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둘러보며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자세히보니 시멘트 지붕위로 풀들이 자라있었습니다.
80년 세월의 흐름을 견뎌내었고, 한참동안 방치되어 사람손이 거치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람 허리정도 되는 높이의 작은 구멍속으로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약간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쪽 내부 벽은 나름 보존상태가 양호했습니다만, 해방이후에 보수가 이루어진것인지, 처음부터 보존이 잘된건지는 모르겠더군요.

분명 아카톰보 항공기가 이곳에 주기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제가 있는 이 위치는 아마도 아카톰보의 기수부분일겁니다.
생각보다 격납고 규모가 위키피디아에서 본것보다 많이 작았는데, 아마도 이 주변 토지의 변화가 있었을것으로 추측됩니다.
높이가 4미터가 되어야 하지만, 지금 제일 높은 부분과 바닥 사이의 높이를 눈대중으로 3미터정도 정도로 보이더군요.

격납고 지붕은 군부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자연형 위장을 하고 있었을것 같습니다. (탄약고나 진지, 포상등에 주로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잡초나, 잔디들로 위장했을듯 하지만 지금은 잡초뿐만 아니라 나무까지 자라있던 상태입니다.

저녁 햇살이 내리쬐는 격납고 전면부 부분은 단지 지붕에 토사가 흘러 내려 색이 변한것 빼곤 생각보다 상태가 양호했습니다. 
방금전에 격납고 규모에 대해 언급했듯이 실제로 격납고 안보다 바깥쪽 지면이 0.5미터정도 높았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지형이 변했는지, 인근 주민들이 농작을 하게 되면서 변했는지, 다른 사유로 변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80년전에는 과연 이곳에서 어떤일이 있었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이곳이 어떤곳이었는지도 지금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곳이 필요한 그들에 의해 강제로 노역했던, 그리고 쓰러져간 이름모를 그들의 땀과 노고와 넋을 기억하는게 중요할뿐입니다.
저는 이곳이 국방부 소유의 국유지이든, 개인의 사유지이든 개발되어 흔적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곳이 그저 관리가 이루어지는 그리고 앞으로의 평화를 다짐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남아있기를 바랄뿐입니다.

'남제주군수' 언제적 팻말인지는 모르지만, 문화재 보호구역과 국유지로 관리된다는 내용의 팻말이 한쪽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알뜨르비행장은 2002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39호로 지정되어있으며, 지정된 시기에 남제주군이 관리를 맡고 있었습니다.
(현재 이 일대 지역은 국방부의 소유이며, 문화재 관리는 서귀포시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풀들이 무성히 자라고, 나무가 자라나고, 흙이 덮히고, 비바람에 허물어지고 갈라져도 이곳은 이곳으로써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한사람의 일생의 기간, 강산이 8번 바뀌고, 두번의 세대가 바뀌고 세번째도 마무리를 준비하는 기간동안 이곳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변할 수 없었다는것이 오히려 정확할 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오래남아 이 아픔과 고통을 후대에 널리 알게하기 위해서 말이죠. 

알뜨르 비행장 답사를 마치고 돌아서는길, 나즈막한 격납고 지분위에 이름모를 작은 꽃이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오래전엔 피비린내나는 침략과 전쟁만을 위해 존재하는 이곳도 세월이 지나니 작은 꽃이 피어있었다는것이 아이러니 했습니다.
마치 지금의 평화를 지키라는듯 말이죠....


<Bonus Cut - 제주도에 이사온지 1년만에 남긴 여행사진>
2011년 8월 31일 알뜨르 비행장에 답사갔던 그 날 렌트카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찍었던 사진을 올려봅니다.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국토 최남단 비석'(상)과 '한적한 해안'(하)의 모습

서귀포시 서귀포항 인근에 위치한 새섬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 '새연교'

여자친구 있으면 볓빛 달빛 보며 데이트하기 참 좋은 '제주시 별빛누리공원'

옛날 옛적 용 한마리가 (용두암의 그 용일듯 -_-) 놀던 그 연못 '용연'


마지막으로 제주도가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에 이어서 세계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N7W 재단이 미덥지 않아서 그동안 중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세계에 제주를 알리는데도 나쁘진 않을듯 합니다.
인터넷으로 투표하면 돈드는것도 아니고, 몇번의 클릭만으로 간단히 하실 수 있으니 투표에 참여해보세요.
(마감은 2011년 11월 11일이고, 001-1588-7715 유료전화 (선정코드 7715) 또는 유료문자 (제주, JEJU)로도 가능합니다.)
클릭하시면 인터넷 투표 홈페이지로 바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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